입력 : 2019-11-26 00:04
지역 섬김·해외 선교 힘쓰는 화성 섬기는교회 김종수 목사
경기도 화성 섬기는교회 김종수(53) 목사는 자신의 삶을 ‘피어오른다’는 말로 설명했다. 어두움과 질병, 절망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 은총으로 열매가 피어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교회 담임목사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그가 지내온 삶을 들려줬다. 집안 내력과 그가 겪은 일은 마치 영화 같았다.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이 있었을까.
6·25전쟁 기간 중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삼촌, 할아버지의 형제 등 10여명이 집 마당에서 공산군에 의해 집단 학살을 당한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난 외삼촌은 도망쳤으나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받다 돌아가신다. 일찍 시집을 갔던 어머니는 이 소식에 삶의 모든 것이 무너진다. 4대째 종갓집에서 시집살이하던 어머니는 온갖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던 집안 어른 기대와 달리 내리 딸만 일곱을 낳았다.
그렇게 눈칫밥을 먹으며 22년을 지내다 드디어 첫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아들은 초등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에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병원에 가는 날이 많았다. 급기야 무당의 제안으로 선암사 동자승으로 보내져 사찰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들은 결국 뛰쳐나온다. 사회의 ‘루저’가 돼 원망과 한탄의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하나님이 찾아오신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하시며 주의 종으로 인도하신다.
김 목사는 그렇게 총신대와 칼빈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7년 12월 경기도 안산 지하 45평(148.5㎡) 공간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해 안산과 마주한 화성 송산그린시티 신도시로 이전해 교회를 건축했다. 지금은 지역사회를 섬기고 국내외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다하고 있다.
김 목사는 “알 수 없는 고난이 연이어 생기면 우리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멀어진다”며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버리는 일은 있어도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섬기는교회 성도들은 김 목사의 이런 고난 스토리를 다 안다. 그래서일까. 담임목사를 인도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굳건한 믿음을 다져가는 성도들이 많다고 김 목사는 전했다. 최근 김 목사는 자신의 삶을 정리한 ‘피어오름’(교회성장연구소)이란 책도 펴냈다.
김 목사는 “목회란 이렇게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성도들이 만나도록 말씀을 통해 가르치고 양육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이유 없이 고통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하나님은 고난에서 만나주시고 우리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증거할 자격을 얻는다”고 했다.
이 같은 하나님의 임재 스토리는 섬기는교회가 지역사회를 비롯해 세계를 향해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송산그린시티 신도시 주민의 평균 연령은 36세, 아이 교육과 주민을 위해 교회가 적절히 부응할 수밖에 없다. 교회당 1층엔 카페와 베이커리를 마련했고 층마다 교육실과 소그룹실을 두어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을 설치했다. 교회는 2003년부터 매년 12월 교회 설립 주일마다 선교헌금을 시행해 해외에 설립기념교회를 세우고 있다. 그동안 방글라데시 우간다 인도 캄보디아 등지에 교회를 세웠다.
김 목사는 “교회는 세상 바깥이 아니라 세상 속에 존재한다“며 “그래서 교회가 있는 곳의 지역 문화와 특성을 읽어내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교회 인근에는 2026년 화성 국제테마파크도 조성될 예정이다. 교회는 환경 변화의 흐름을 읽고 복음 전파 사역도 이에 맞춰가기로 했다. 김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트렌드를 읽고 교회가 섬김으로 봉사하는 기회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성=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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